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지옥이 텅 빌 때까지 나는 열반에 들지 않겠다.” 이 한마디 서원 앞에 우리는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이 세상에는 먼저 오르고자 하는 이가 많고, 먼저 구원받고자 하는 이가 많습니다. 그러나 지장보살은 가장 늦게 성불하겠다고, 가장 아픈 이들을 끝까지 놓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중생이 모두 구제되기 전에는 혼자 편안해지지 않겠다는 대원大願을 세우신 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를 지장대원본존地藏大願本尊이라 부릅니다. "대원"이란 무엇인가? 대원大願이란 큰 기도이며, 큰 책임이며, 큰 자비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무엇을 이루고 싶다’는 소원이 아니라, 타인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여기는 마음에서 비롯된 맹세입니다. 지장보살의 대원은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가장 외로운 이, 가장 죄 많은 이, 가장 미움받는 이 곁에 머무는 실천입니다. "지옥의 문 앞에서 등을 돌리지 않는 자, 지옥의 불 속에서도 눈을 감지 않는 자 그가 바로 대원본존입니다." 우리는 얼마나 서원을 세우며 살고 있는가? 오늘 우리는 이 질문 앞에 서 봅니다. “나는 어떤 원願을 품고 살고 있는가?” “나의 기도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세속의 이익이나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K-민화 전문 작가 담화총사의 신작 『복사꽃 미소에 머문 사슴』이 한국 전통 민화의 길상적 상징과 현대적 감수성을 절묘하게 조화시키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은 복숭아꽃(복사꽃), 연꽃, 사슴 등 민화 속 대표적인 길상 소재를 통해 복福과 수壽, 평화와 생명의 메시지를 전한다. 담화총사는 이를 전통적인 소재 해석에 머물지 않고, 신화적 서사와 정적인 자연의 순간을 결합해 감성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림에 담긴 이야기는 ‘신과 인간의 경계가 열려 있던 아득한 옛 시절’에서 출발한다. 영원의 숲을 떠난 사슴 한 쌍이 인간 세상의 끝자락에 이르렀고, 그들이 도착한 곳은 연꽃이 피어나는 고요한 연못가다. 그곳에서 복사꽃은 마치 미소 짓듯 활짝 피고, 붉은 해가 떠오르며, 자연은 한순간 축복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장면은 단지 시적인 풍경이 아닌,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상향의 형상화다. 하늘에서는 물새가 내려와 노닐고, 모란과 국화, 파초와 조롱박까지 온갖 길상 식물들이 만개한 이 정원은 자연과 인간, 신과 생명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작품 속 사슴은 그 가운데 조용히 서서 관람자에게 속삭이듯 말한다. “여기가 바로 복과 수,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외교저널 영문판 7월호 JPG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