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담화총사 『세계일화』는 단지 한 고승의 생애를 기록한 전기가 아닙니다. 이 기록은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고, 혼란한 시대 속에서 참된 평화의 길을 묻는 이들에게 자비와 지혜로 응답한 한 존재의 찬란한 발자취입니다.

그 중심에는, 바로 초대 법왕 일붕 서경보一鵬 徐京保스님이 계십니다. 한 알 옥구슬처럼 맑은 전생의 인연으로 이 땅에 다시 태어나, 스님은 10대에 출가하여 구도와 학문, 실천과 포교, 그리고 자비와 화합의 불심으로 한평생을 불법佛法의 길에 바쳤습니다.
제1편부터 제9편까지, 우리는 그 여정을 따라 붕새처럼 세상을 향해 비상하는 스님의 삶을 보았습니다. 일제강점기의 고난 속에서도 진리를 구했던 청년기 불교학의 대강백들을 찾아 유학하고 삼장법사 학위를 받고 미국, 유럽, 아시아, 남미를 두루 다니며 불교의 위상을 드높이고 교황과도 교류하며 종교 간 평화의 길을 열었던 발걸음까지. 그 모든 여정은 진리와 자비는 국경이 없고, 참된 깨달음은 반드시 인류 전체의 평화를 향해야 한다는 스님의 신념의 발현이었습니다.

무려 153개국, 5,400여 단체로부터 '법왕'으로 추대받고, 세계 각국에서 79개에 달하는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받으며, 기네스북에 '최다 저서', '최다 박사학위', '최다 선필보시', '최다 시비 건립' 등의 다섯 개 기록을 올린 이 위대한 고승의 생애는, 곧 불교를 넘어선 인류의 유산이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세계일화』의 마지막 편, 제10편의 문이 열립니다. 이곳에서는 붕새의 마지막 비상, 즉 스님의 열반과 함께 그 법력과 정신이 어떻게 세상에 이어지고 있는지를 조명합니다.
스님의 마지막 오도송 “사화등용일각생蛇化鄧龍一角生”은 누구라도 정진하면 결국은 법을 이루고, 도를 이룬다는 불퇴전의 신념이자, 삶의 궁극적인 완성과 초월을 노래한 찬가였습니다.
『세계일화』는 이제 단지 한 분 스님의 이야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그분의 삶에서 자기 길을 찾는 이들, 절망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힘을 찾는 이들, 그리고 자비와 진리의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인류에게 전하는 하나의 등불, 하나의 기도, 하나의 문이 됩니다.
진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자비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붕새는 비상했고, 그 날갯짓은 지금도
우리 모두의 가슴에서 다시 날고 있습니다.

일붕의 발길 따라, 다시 길을 열며 『세계일화』는 이제 제10편을 끝으로 한 걸음을 멈춥니다. 하지만 진리와 자비를 향한 여정은 결코 끝나지 않습니다.
저 담화총사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앞으로는 ‘일붕의 발길 따라’ 그 거룩한 흔적과 정신을 따라 차차 여러분을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문 앞에서 다시 인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제21장. 붕새의 마지막 비상, 원적에 들다
붕새, 마지막 비상을 날다
불기 2540년(1996년) 6월 25일 오전 11시 40분. 서울 종로구 신영동 세계불교법왕청 주석처. 한 시대의 불교정신을 이끌던 붕새,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존자께서 세수 83세, 법랍 64세로 원적에 드셨다.
세상은 고요했고, 법계는 적막했다. 이 날, 붕새는 모든 날개를 거두고 열반의 고요한 하늘로 날아올랐다. 영결식은 동국대학교 운동장에서 세계불교법왕청 22개국 대표, 조계종 총무원장 월주 스님, 국회의원 권익현, 동국대 총장 송석구 등 수많은 인사들의 참석 속에 봉행되었다.

법구는 1,500장의 만장을 앞세우고 경남 의령 일붕사로 향했고, 그곳에서 15,000여 명의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화대에서 다비식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8일 후, 7월 3일. 수습된 사리는 무려 83과. 스님의 세수와 일치되는 수였으며, 이는 곧 스님의 완전한 수행 성취와 불력의 증명이라 여겨졌다.
편골사리, 두정골사리, 비취빛 머리카락 사리, 치아사리, 뇌수사리, 그리고 대소오색 영롱한 사리 등, 총 83과의 사리는 지금도 9층 사리탑 안에 봉안되어 붕새의 진리와 자비를 말없이 증명하고 있다.

제22장. 삼장법사, 일붕 서경보의 행적
삼장법사, 세계를 향한 자비의 행적
일붕 서경보 스님은 단지 한 명의 고승이 아니었다. 그는 경·율·논 삼장에 정통한 삼장법사, 그리고 세계불교도들의 공의로 추대한 법왕이었다.
1944년 일본 임제전문대학 유학
1946년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졸업
1962년 자유중국 삼장학원에서 삼장법사 학위 취득
전 세계에서 79개의 명예 박사학위, 741권의 저술
선시 50만 2천 장 보시, 630기의 통일시비 건립
153개국 5,800여 단체에서 법왕으로 추대
이러한 업적은 기네스북 공인 5관왕으로 기록되었으며,
그의 붓은 붓이 아니라 자비의 칼이었고,
그의 말은 말이 아니라 평화의 기도였다.
교황에게 직접 염주를 걸어주는 불자,
UN 산하 회의에서 12개국 대표로부터 법왕으로 추대된 인물,
러시아, 파나마, 오스트리아, 과테말라, 인도 등에서 평화상 수여,
그의 포교는 언어와 종교, 국경을 초월한 진정한 세계불교의 외교였다.
세계158개국 500여단체에서 법왕으로 추대됨.
UN NGO IAEWP(세계평화교육자 국제협회)로부터 노벨평화상 후보로 연속3회 추천

일붕존자의 오도송 悟道頌
깨달음의 노래
초대법왕 일붕 스님이 남긴 마지막 친필 오도송은 그의 인생과 깨달음을 응축한 상징적 유언이라 할 수 있다.
蛇化鄧龍一角生
사화등용일각생
“뱀이 화하여 용이 되어, 뿔 하나가 솟으니”
松潭風雨萬人驚
송담풍우만인경
“소나무 숲과 깊은 못에 풍우가 일자, 만인이 놀랐다”
南城春至魔雲盡
남성춘지마운진
“남쪽 성에 봄이 오니, 마귀의 먹구름이 사라지고”
北嶺夜來禪月明
북령야래선월명
“북쪽 고개에는 밤이 되자, 선의 달빛이 밝아왔다”
이 한 편의 게송은, 한 생의 수행과 깨달음, 파사현정破邪顯正의 삶, 남과 북, 동서의 중생을 향한 자비광명, 그리고 마침내 도달한 선월禪月의 경지를 함축하고 있다.
붕새는 갔다.
그러나 선월은 여전히 빛난다. 『세계일화』 제10편은 붕새의 마지막 날갯짓과도 같은 장이다.

그러나 이 마지막은 끝이 아니라, 후대의 법등으로 이어지는 시작이기도 하다. 그가 남긴 행적은 글로, 불심으로, 기념비로, 시와 서예로, 선의 침묵으로 오늘도 살아 있다.
이제, 그의 『세계일화』는 우리 각자가 써내려가야 할 진리의 다음 장이다.
다음 이야기『세계일화(世界一化)』 부록편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