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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스님의 “본래 무일물, 마음을 비우면 다 이룬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오늘 함께 나눌 말씀은 선가禪家의 깊은 가르침인 “支度無難 本來無一物(지도무난, 본래무일물)”이라는 선어에서 시작합니다.

 

 

이는 “갖출 것도 어려울 것 없고, 본래 한 물건도 없다”는 뜻입니다.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흔히 말합니다. “무엇을 갖추어야 하지 않을까?”

 

“마음을 깨끗이 하려면, 많은 공부와 고행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아직 부족하니, 더 닦아야 하리라.” 하지만 선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선은 말합니다.

 

“이미 너는 갖추고 있다. 다만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마음에 온갖 생각과 망상이 가득 차 있으면 우리는 스스로 무거워지고, 멀리 돌아가게 됩니다.

 

그래서 지도무난이라 합니다. 도道를 이루기 위해 어려운 장비나 격식, 준비가 필요하다는 생각 자체가 이미 마음을 덮는 구름인 것입니다.

 

그리고 본래무일물이라 말합니다.

 

사람들은 깨달음을 얻기 위해 ‘무언가’를 얻으려 합니다. 하지만 진리는 얻는 것이 아니라 깨닫는 것입니다. 본래 우리 마음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욕망도, 분노도, 미움도…모두는 인연 따라 생긴 거품과 같을 뿐, 실체가 없습니다.

 

비유 하자면, .깨달음은 맑은 하늘과 같습니다. 어린아이가 처음 세상에 태어났을 때의 마음처럼 잡된 생각 하나 없는 본래의 마음. 그 하늘을 가리는 것은 우리 스스로 쌓아올린 탐욕과 집착, 아집의 구름일 뿐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우리는 이렇게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내 안의 그릇된 것을 채우려 하지 말고, 본래의 비어있는 마음을 되돌아보자.” 비우면 다 이뤄집니다.
놓으면 다 내 것이 됩니다. 탐욕으로 움켜쥐면 고통이 생기고, 놓아버리면 자유가 옵니다.

 

도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바로 여러분의 마음 가운데 본래 한 물건도 없는 그 자리에 진리가 있습니다.

 

부처는 먼 데 있지 않습니다. 비워진 마음, 그대로가 부처입니다. 이 가르침을 함께 되새기며, 오늘도 본래무일물의 지혜로 살아가기를 발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