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지난 7월 18일, 서울 용산구 주한 이란대사관에서 『외교저널』 이존영 회장과의 단독 인터뷰에 응한 사이드 쿠제치 대사는, “이란은 식품 수출을 중심으로 한국과의 새로운 경제협력의 지평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란 남부 지역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새우와 생선을 비롯한 식품 수출 분야는 한국과의 무역 확대 및 수출 협력에 있어 유망한 새로운 분야입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지난 7월 18일, 서울 용산구 소재 DRC 대사관에서 진행된 『외교저널』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쿠제치 대사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한 전문성과 공동 투자로 이 분야는 더욱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이란 간 무역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강화로 인해 최근 수년 간 90% 이상 축소되었다”면서도 “이란의 대규모 내수 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전략적 지리적 위치는 여전히 한국 투자자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및 석유화학, 자동차 제조, 가전 및 소비전자, 화학 및 농업비료, 광업과 자원 채굴, 인프라 건설, 제약 및 의료기기, 정보통신기술 분야는 모두 상호 협력 및 공동 투자 가능성이 높은 핵심 산업”이라고 덧붙였다.
쿠제치 대사는 또한 “이란은 고대 역사, 풍부한 문명, 사계절 기후로 인해 서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으로도 독특하고 매력적인 관광지로 손꼽히고 있다”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28곳의 문화유산을 비롯해 고대 도시, 숨막히는 건축물, 사막과 해안, 숲 등 다채로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이란의 대표 유적지인 페르세폴리스(다흐테 자므시드)는 역사적·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유산”이라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다음은 사이드 쿠제치 대사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Q: 한국과 이란은 1962년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래, 양국 관계는 어떻게 발전해왔습니까?
A: 한-이란 양국은 올해로 수교 62주년을 맞이하며, 천년 이상 이어온 문화적·역사적 교류의 뿌리를 가진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도 양국은 깊은 유대와 상호 존중의 정신을 공유해왔고,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자산입니다.
최근의 어려운 외교 여건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는 줄곧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왔습니다. 특히 문화 및 경제 분야에서는 상호 협력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왔습니다. 앞으로도 양국 관계가 양국의 품격과 잠재력에 걸맞은 수준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합니다.

Q: 이란의 국경일(2월 11일, 이슬람 혁명 기념일)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A: 이란의 국경일은 매년 2월 11일로, 1979년 이슬람 혁명의 승리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당시 이맘 루홀라 호메이니(평화를 빕니다)의 지도 아래 이란 국민은 팔라비 왕정을 종식시키고, 수세기에 걸친 군주제를 마무리했습니다.
이 혁명은 독재, 부패, 사회 불평등, 서방의 과도한 영향력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쌓이면서 촉발되었고, 학생, 노동자, 종교인, 지식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전국적인 운동으로 이어졌습니다.
1979년 2월 11일, 이란 군이 중립을 선언함으로써 혁명은 최종 승리를 맞이했습니다. 매년 이 날이 되면 전국적으로 행진, 연설, 문화행사 등을 통해 이슬람 혁명의 이상과 가치를 되새기고 있습니다.

Q: 현재 한-이란 간 교역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한국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산업 분야는 무엇인가요?
A: 미국의 제재 이전, 양국의 연간 최대 교역 규모는 약 170억 달러(2012년)였습니다. 주요 품목은 이란의 원유 및 응축유 수출과 한국의 산업·기술 제품 수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제재 강화로 무역량은 90% 이상 축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내수 시장 규모, 자원, 지리적 이점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주요 산업 외에도, 남부지역의 고품질 수산물(새우, 생선 등) 수출 역량은 한국과의 새로운 수출 협력 기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 한국 관광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이란의 명소는 무엇입니까?
A: 이란은 고대 역사와 유구한 문명, 사계절 기후를 지닌 독보적인 관광국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28곳을 비롯해 고대 도시, 화려한 건축물, 광활한 사막과 해변, 울창한 숲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특히, 페르세폴리스는 아케메네스 제국의 수도로, 기원전 518년 다리우스 대제가 건설한 역사적 건축물입니다.
높은 기둥, 섬세한 부조, 장대한 계단은 고대 페르시아 건축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관광 유치 노력의 일환으로, 최근 이스파한에서 세계 100개국 여행사 대표들을 초청한 국제 관광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2026년 글로벌 관광 정상회의 역시 이스파한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 페르세폴리스: 2,500년 이상 된 이란의 대표 고대 유적지, 시라즈 인근 위치
Q: 양국의 문화적 차이나 공통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A: 한국과 이란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매우 유사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 유사성은 제가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더욱 분명히 체감하고 있으며, 덕분에 타국 생활이 훨씬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대표적인 공통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른 공경: 양국 모두 노인과 부모에 대한 존경심이 강하며, 언어와 생활에 깊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족 중심 문화: 가족은 사회의 핵심이며, 의사결정도 가족 단위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통과 명절: 이란의 ‘노루즈(새해)’와 한국의 ‘추석’처럼 고대부터 이어온 명절이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절과 겸손: 양국 모두에서 겸손함과 예의를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음식 문화: 식사는 단순한 영양 섭취를 넘어 사회적 연결과 문화의 일부로 간주됩니다.
▲ 카샨의 보루제르디 가옥: 이란 전통 가옥의 특징은 네 개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안마당 중앙에 큰 연못이 있다는 점입니다.
Q: 외교관으로서 가장 보람 있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A: 문화외교가 한국 국민에게 이란에 대한 긍정적이고 정확한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여했을 때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문화행사와 교류가 편견을 허물고 상호 이해를 심화시키는 모습을 보면서, 양국 관계 발전에 더욱 헌신하게 되었습니다.
Q: 2025년에 예정된 이란대사관의 주요 행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올해 이란대사관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9월 말 개최 예정인 ‘이란 영화주간’을 비롯해, 한국국제교류재단 주관 외교주간 행사, 5월 24~25일 열린 ‘서울 프렌드십 페스티벌’에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얄다의 밤’과 ‘노루즈’ 등 전통 명절도 한-이란 양국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계속 개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