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기 직전, 제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셨습니다. “너희는 스스로를 등불 삼고自燈明, 진리를 등불 삼아法燈明 살아가라.”
이 말씀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모든 존재에게 주어진 최후의 유언이자, 수행자에게 있어 삶의 나침반과 같은 가르침입니다.

흔들리는 세상, 꺼져가는 마음의 불빛으로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SNS의 알고리즘이 감정을 지배하고, 타인의 삶을 기준 삼아 스스로를 판단하며, 외적인 성공에 목숨을 거는 시대입니다.
그러나 그 화려한 조명 아래, 사람들의 마음속 등불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학생은 자신의 존재가 성적에 달렸다고 믿고,
직장인은 타인의 평가에 따라 자존감을 잃고,
노인은 외로움 속에서 삶의 의미를 묻습니다.

이처럼 자기를 잃어가는 시대에, 부처님의 자등명自燈明은 강력한 경종입니다. 자등명自燈明이란 내 안의 주인을 다시 찾으라 “자등명”이란, 나를 주체로 삼아 스스로를 밝히는 수행을 뜻합니다. 어둠이 밀려올수록 바깥의 빛을 좇기보다는 내면의 등불을 지키는 일이 더 중요합니다.
그 등불은 단단한 신념이기도 하고, 수행에서 다듬은 통찰이기도 하며, 자기 자신을 진실되게 마주하는 용기이기도 합니다. 불자는 어느 순간에도 자기 마음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자등명의 첫걸음입니다.
법등명法燈明이란 진리의 기준을 다시 세우라, 하지만 인간의 앎은 언제나 불완전하기에, 부처님은 “법을 등불 삼으라法燈明” 하셨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법法은 불교의 교리나 경전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이 서로 기대어 존재하는 연기의 이치, 무상하고 무아한 삶의 진실, 그리고 자비와 지혜로 향하는 불변의 원리를 뜻합니다.
오늘날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갈등합니다. 이득과 명예, 편리함과 욕망은 손쉬운 답처럼 다가옵니다. 그러나 그 선택이 연기의 도리를 해치지는 않는가, 자비와 지혜에서 멀어지지는 않는가 스스로 물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법을 등불 삼는 삶입니다. 수행자는 시대의 등불입니다 현대는 정신적 등불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정치도, 경제도, 교육도 중심을 잃고 흔들릴 때, 불자는 묵묵히 내면의 등불을 지키며
세상을 향한 자비의 등불을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불교는 결코 도피가 아닙니다. 오히려 더욱 치열한 자기 성찰과 실천의 길입니다.
“자등명 법등명”은 그 길 위에 선 자의 태도이며, 그 자체가 부처님을 모시는 삶이 됩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길을 잃고 방황합니다. 그들에게 우리가 건넬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내면의 등불을 꺼뜨리지 않는다면, 그 불빛 하나가 또 다른 어둠을 밝혀줄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우리 마음속에 계십니다. 그 마음이 꺼지지 않도록, 오늘도 한 줄기 불빛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