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일정스님의 “나는 너로 인해 존재하고, 너는 나로 인해 존재한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짧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됩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차유고피유,차무고피무此有故彼有, 此無故彼無 이것이 바로 연기緣起의 가르침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진리가 바로 “상호연기相互緣起”입니다. 연기는 인연의 그물이다, 세상 모든 존재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없습니다. 한 송이 꽃조차도 그 꽃 하나만으로 피어나는 법이 없습니다. 햇빛과 바람, 흙과 비, 벌과 나비, 농부의 손길과 시간의 인내,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라는 것이 독립적 존재라고 착각하지만, 내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심지어 생각하는 언어조차도 수많은 인연의 산물입니다. 이처럼 모든 존재는 서로를 조건 짓고, 서로를 떠받들며 살아갑니다. 상호연기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의 방식이다. 어떤 사람이 말합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니, 그저 내 마음대로 살겠다.” 하지만 이것은 연기의 눈으로 보면 무지의 말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뱉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파문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