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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총사의 “재산은 놓아두고 문만 지킨 하인”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어느 날, 한 부자가 먼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그는 하인에게 당부했다. “문단속을 잘 하고, 나귀와 밧줄도 잘 살피도록 하라.”

 

 

주인이 떠난 뒤, 이웃의 친구가 와서 광대놀이를 보러 가자고 하인을 불렀다. 하인은 나귀를 밧줄로 문에 묶어두고는 친구와 함께 외출하였다. 그가 떠난 사이, 도둑이 들이닥쳐 집 안의 값진 물건들을 모조리 훔쳐 달아났다.

 

며칠 후, 주인이 돌아왔다. 집 안을 둘러보니 귀중한 물건들이 모두 사라져 있었다. 그는 하인을 불러 물었다.

 

“이 많은 귀중품들이 다 어디로 갔느냐?”

 

하인은 태연하게 대답했다.

 

“주인께서는 저에게 문과 나귀, 그리고 밧줄만을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그 외의 것들은 제 책임이 아닙니다.”

 

주인은 하인의 어리석음을 꾸짖고 말하였다.

 

“내가 문을 잘 지키라 한 것은 집 안의 보물들을 지키기 위함이었다. 이제 그것들을 모두 잃었으니, 문은 아무 쓸모가 없다. 그리고 너 또한 이 집에 더 이상 필요 없는 존재가 되었으니, 떠나거라.”

 

이는 인간이 태어난 이상 언젠가 죽게 되는 운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애욕에 얽매여 스스로를 잃는 모습과 같다.

 

 

부처님께서는 항상 이렇게 가르치셨다.

 

“감각의 문을 단속하여 외물(外物)에 집착하지 말고, 무명의 나귀와 애욕의 밧줄을 잘 살피라.”

 

하지만 일부 비구들은 이 가르침을 따르지 않은 채, 겉으로는 청빈을 가장하며 고요한 곳에 앉아 있어도, 마음은 산란하여 오욕의 풍랑에 빠져 있다.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에 끌리고, 무명의 어둠에 가려져 있다. 그 결과 바른 생각과 깨달음이라는 진정한 ‘재물’을 잃고 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