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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스님의 “禪의 人間像” 참된 인간됨을 향하여

- “괴로움이 찾아올 때, 그 속에서 길을 찾아라.”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우리는 모두 인간으로 태어나지만, 참된 인간이 되기는 쉽지 않습니다. 禪선은 단순한 수행 방법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깨달음의 길을 제시합니다.

 

 

선의 길을 걷는 이는 비우되 가득 찬 삶을 살아갑니다. 욕망과 집착을 내려놓아 텅 비었지만, 그 안은 자비와 지혜로 충만합니다. 비울수록 가득 차고, 내려놓을수록 온전해지는 것입니다.

 

내면을 비울수록 더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습니다. 진정한 인간은 자신의 번뇌와 욕망을 다스리고, 남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줄 줄 아는 사람입니다. “큰 그릇은 더디 채워지고, 큰 사람은 더디 이루어진다.”

 

선에서는 ‘무심無心’을 강조합니다. 무심이란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고 본래의 참된 나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어린아이가 맑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듯이, 우리는 세속의 때를 벗고 순수한 본성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남에게 보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것—이것이 선이 말하는 인간상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이것이 선에서 말하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됨입니다.


선의 인간은 특정한 장소나 순간에만 깨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걷는 순간에도, 앉아 있는 순간에도, 밥을 먹을 때에도 온전히 존재하는 사람입니다.

 

일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쉴 때는 온전히 쉬는 것—이것이 선에서 말하는 참된 인간의 삶입니다.

 

“지금, 여기에 살아라.”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늘 깨어 있는 사람, 그것이 선이 그리는 인간상입니다.

 

삶에는 기쁨도 있지만, 피할 수 없는 고통도 있습니다. 그러나 선의 길을 걷는 이는 어떤 상황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고난 속에서 배움을 찾고, 시련 속에서 성장하며,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는 힘을 가진 사람—그가 바로 참된 인간입니다.

 

선의 인간은 세상의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지혜로 모든 것을 기회로 삼습니다. 선의 인간상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비우되 충만하며, 늘 깨어 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 길을 걷는 사람은 더 이상 바깥에서 인간됨을 찾지 않습니다. “산을 오를 필요가 없다. 그대 자신이 곧 산이다.” 자신을 바로 보고,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는 것—이것이 禪이 말하는 참된 인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