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평지돌출平地突出은 평평한 땅에서 갑자기 솟아오른다는 뜻이다. 산이 있어야 봉우리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무 특징 없어 보이던 평지에서도 산은 솟아난다.
불교에서 이 말은 유난히 깊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저 사람은 특별해서 저 자리에 올랐다.” “수행자는 깊은 산중에서만 나온다.” “깨달음은 남다른 환경에서만 생긴다.” 그러나 부처님은 정반대의 길을 보여주셨다.
부처님은 왕궁에서 태어나셨으나, 깨달음은 왕궁이 아니라 일상의 고통을 직시하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출가 이후에도 부처님은 산속에만 머물지 않으셨다. 시장으로, 마을로, 병든 자와 가난한 자의 곁으로 내려오셨다.
그곳은 늘 평지였다. 그러나 그 평지에서 법은 솟구쳤다. 불교에서 말하는 평지돌출이란 특별한 혈통, 배경, 재능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마음을 바로 쓰는 힘이 삶을 들어 올린다는 뜻이다.
수행은 도피가 아니라 돌출이다. 수행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 한복판에서 스스로를 세우는 일이다. 남보다 앞서기 위해 솟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속이지 않기 위해 솟는 것이다.
누구나 같은 땅을 밟고 산다. 그러나 어떤 이는 그 땅에 주저앉고, 어떤 이는 그 땅에서 일어선다. 그 차이는 환경이 아니라 발심發心이다.
정치도, 사회도, 인생도 평지돌출이어야 한다. 이 말은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권력의 산에서 내려다보는 지도자가 아니라, 평지에서 함께 숨 쉬며 솟아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산이 아니라, 국민과 같은 눈높이에서 우뚝 서는 사람. 그것이 불교가 말하는 참된 돌출이다.
평지돌출은 “갑자기 튀어 오른 사람”을 칭찬하는 말이 아니라, 평범함을 견뎌낸 끝에 책임으로 솟은 사람을 부르는 이름이다.
법문 한 마디
산은 원래 산이어서 높은 것이 아니다. 평지를 버티며 서 있었기에 산이 된다. 수행도, 인생도, 지도력도 마찬가지다.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바로 평지라면, 도는 그 자리에서 솟아나야 한다. 오늘의 평지를 외면하지 말라. 그곳이 바로 당신의 도량道場이다.
평지돌출, 불교의 언어로 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