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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담화풍월曇華風月 “삼고초려, 오늘을 비추다.”

- “정성이 없는 속도는 스쳐 지나가고,
- 정성이 깃든 기다림은 인연이 된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삼고초려三顧草廬이란, 초라한 풀집을 세 번이나 찾아갔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의 무게는 ‘횟수’에 있지 않고 ‘마음의 자세’에 있다.

 

 

오늘의 시대는 빠르다. 연락 한 번으로 사람을 부르고, 결과가 없으면 곧바로 등을 돌린다. 기다림은 비효율이라 여겨지고, 정성은 번거로움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삼고초려는 말한다. 사람은 한 번의 요청으로 움직이지 않으며, 인연은 조건으로 얻어지지 않는다고...

 

유비는 제갈량을 얻기 위해 세 번 길을 나섰지만, 실은 제갈량을 설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그릇을 증명한 것이다. ‘당신을 모실 준비가 되어 있다’는 침묵의 고백이었다.

 

오늘 우리의 삼고초려는 무엇인가. 사람에게서 답을 재촉하며 마음은 준비되지 않은 채 결과만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가.

 

불교에서는 이것을 정성精誠이라 한다. 정성은 상대를 움직이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먼저 나를 낮추는 수행이다. 세 번 찾는다는 것은 세 번 참아내고, 세 번 자신을 돌아본다는 뜻이다.

 

진정한 인재는 값으로 오지 않고, 진정한 인연은 속도로 맺어지지 않는다. 삼고초려는 옛말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가 가장 잃어버린 태도에 대한 조용한 경책이다.

 

 

풀집은 허름했으나 그 안에는 시대를 바꾸는 지혜가 있었고, 문밖에서 기다린 사람에게는 그 지혜를 감당할 그릇이 있었다.

 

오늘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나는 누군가를 세 번 찾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아니면 한 번 거절당하고 마음을 접어버리는 시대의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