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초대 법왕 일붕 스님의 기도문 한 줄, 청담 스님의 휘호 한 획, 성철 스님의 법어 한 마디는 단지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깨달음의 불씨이자, 존재를 일깨우는 지혜의 언어이다. 고승들의 자취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의 정신은 휘호 한 자 한 획, 법어 한 줄 한 줄 속에 살아 숨 쉬며, 시대를 넘어 다음 세대를 밝히는 ‘법의 등불’로 남아 있다.
담화총사가 오랜 세월에 걸쳐 수집·보존해 온 2,000여 점의 고승 유물은 단순한 종교적 유품이나 수장 자료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불교의 정체성과 역사, 예술과 수행, 교화와 사상의 정수를 담은 살아 있는 문화재이며, 나아가 세계불교와 인류 정신문화의 가교가 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특히 초대 법왕 일붕 스님을 비롯해 청담, 성철, 월하, 숭산 스님 등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고승들의 친필, 병풍, 염송집, 법어, 의식용 유물 등은 한국불교사와 정신사, 예술사, 포교사를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학술적·철학적·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이러한 유물의 체계적인 보존과 전시는 한국불교의 세계화와 불교정신의 현대적 계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추진되는 ‘한국불교자료기념관’의 설립은 단순한 전시 공간의 조성을 넘어, 불교문화 교육과 청소년 교화, 학술 연구, 국제 문화교류의 중심 허브가 될 복합 문화유산 플랫폼의 출발점으로 평가된다.
현재 담화총사는 충청북도 청주시에 약 38,000평 부지를 확보하고, 벽사초불정사僻邪招佛精舍 경내에 대웅전·전시관·추모의전당 등으로 구성된 650평 규모의 임시 박물관을 이미 준공을 마친 상태다.

벽사초불정사는 ‘사악함을 물리치고 부처님의 복덕을 불러들이는 정결한 수행 도량’이라는 뜻을 담고 있으며, 한국불교의 정신과 예술, 수행과 교화가 어우러진 복합 문화도량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어 내년 1월 착공, 내년 7월 준공을 목표로 약 700평 규모의 한국불교자료기념관 본관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이 기념관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불교정신의 국가적 계승과 세계화를 위한 실천적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법은 사람을 떠나 있지 않고, 사람은 법을 통해 길을 찾는다.” 이 정신이야말로 한국불교자료기념관이 품고 나아가야 할 궁극의 방향이자 존재의 이유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