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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추석특집 연재기획] 세계불교 초대 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과 사상 6편

- 종교 간의 벽을 허물다.-교황과의 만남, 세계일화의 실천(6편)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법왕 일붕 서경보 스님의 삶은 불교의 울타리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그는 “불법은 인류 전체의 것”이라 믿었고, 종교와 종파, 국경의 벽을 뛰어넘어 화합을 실천하고자 했다.

 

 

그 상징적인 장면이 바로 교황과의 만남이다. 일붕 스님은 한국을 방문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게 친히 염주를 걸어드렸다. 가톨릭의 최고 수장과 불교의 법왕이 합장으로 마주한 이 장면은, 인류 종교사에서 보기 드문 화합의 상징으로 기록되었다.

 

 

스님은 이를 ‘세계일화世界一花’라 불렀다. 인종과 언어, 종교와 문화를 넘어 인류 전체를 한 송이 연꽃으로 피워내겠다는 서원이자, 모든 종교가 하나의 평화로운 세계를 위해 함께해야 한다는 선언이었다.

 

교황과의 만남은 단순한 예우가 아니었다. 그것은 곧 불교적 자비와 기독교적 사랑이 손을 맞잡은 순간, 인류 평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역사적 사건이었다.

 

 

스님의 친필 휘호 松風梅月송풍매월은 이 사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솔바람처럼 청정하고, 매화 달빛처럼 고결한 마음으로 서로를 존중할 때, 비로소 세계일화의 꽃이 피어난다는 메시지였다.

 

일붕 법왕의 발걸음은 이렇게 종교 간의 벽을 허물며, 인류 화합의 길을 밝혀갔다.

 

송풍매월松風梅月

 

솔바람 일어
번뇌의 먼지를 쓸어내고,

 

매화 향기
은은히 달빛 속에 스며든다.

 

한 생각 고요히 머문다면
그 자리가 곧 도량이 되고,

 

한 마음 맑게 비춘다면
그 순간이 바로 깨달음이리라.

 

솔바람과 매화 달빛은
흘러가듯 고요하고,
머물지 않으나 영원하다.

 

오늘의 내 마음 또한
그 향기와 빛 속에 깃드니,
세상 어디든 곧 선림禪林이라.

 

◆ 참고로 이 시는 일붕스님의 친필휘호 송풍매월松風梅月을 바탕으로 담화총사가 임의로 작성한 詩 입니다.

 

연재 7편에서는 :  법왕청의 유산과 오늘-일붕 스님의 유언과 그 계승을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