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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추석특집 연재기획] 세계불교 초대 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삶과 사상 3편

- 학문과 교단-삼장법사, 불교 교학의 정점을 세우다.(3편)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불법은 수행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교학과 경율론經律論에 정통하여, 수행과 학문을 겸비한 스승만이 대중을 지도할 수 있다.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행적은 바로 그 점을 잘 보여준다.

 

 

동국대와 임제전문대학, 학문의 토대
1940년대, 스님은 일본 교토의 임제전문대학 전문부에 입학하여 정밀한 교학 과정을 수학했다. 이는 당대 조선의 젊은 스님들로는 드물게 해외 유학의 길을 택한 사례였다. 귀국 후에는 동국대학교 불교학과에 입학해 졸업하며, 한국불교의 전통과 근대 학문을 두루 익혔다.

 

그 후 원광대·전북대 강사, 해인대학 교수, 부산대와 동아대 철학과 교수로 활동하면서 불교학의 학문적 깊이를 한국 사회와 학계에 전파했다.

 

 

불교와 사회를 잇다.
스님은 단지 학문 연구에 머물지 않았다. 1953년에는 경남일보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불교적 시각에서 사회 문제를 조명했다. 이는 불교가 교단 울타리를 넘어, 사회 속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사례였다.

 

삼장법사 학위 수여
1962년, 일붕 스님은 자유중국臺灣의 삼장학원三藏學院에서 삼장법사三藏法師학위를 수여받았다.

 

삼장법사는 불교 경전인 경장·율장·논장에 모두 정통한 학승에게만 주어지는 칭호로, 동아시아 불교 전통에서 극히 드물게 인정받는 명예였다.

 

삼장법사 학위는 단순한 학문적 성취가 아니라, 스님이 수행과 교학의 양 날개를 모두 갖춘 인물임을 공인한 사건이었다.

 

이로써 그는 한국불교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교학자이자, 국제적 학문 권위를 지닌 승려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법왕으로 가는 길목
삼장법사 학위는 이후 스님이 세계불교 법왕으로 추대되는 토대가 되었다. 경·율·론에 두루 정통한 불학佛學의 권위는, 세계 각국 불교도들이 그를 법왕으로 인정하는 근거였다.

 

이후 스님은 전 세계 대학과 단체에서 무려 126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으며, 불교뿐 아니라 철학·문학·교육 전반에서 학문적 위상을 넓혀 갔다. 삼장법사라는 칭호는 그 서막에 불과했다.

 

학문과 교단에서 쌓은 권위는 곧 수행과 사회적 실천으로 이어졌다. 삼장법사 일붕 서경보 큰스님은, 학문적 깊이를 토대로 한국불교의 세계화를 준비한 고승이었다.

 

 

   義勇至敵의용지적

義起如山定의기여산정
의로운 기개 산처럼 굳건하고,

勇行似海深용행사해심
용맹의 행은 바다처럼 깊도다.

敵魔無處立적마무처립
적마가 설 곳 없으니 삿됨 사라지고,

佛光滿世間불광만세간
불광은 온 세상에 충만하리라.

의로움은 산처럼 굳건하고, 용맹은 바다처럼 깊어, 삿된 마魔가 설 자리가 없다.
결국 부처님의 빛이 온 세상을 가득 채운다.

 

◆  “이 시는 초대법왕 일붕 서경보 큰스님의 친필 휘호 ‘의용지적義勇至敵’을 바탕으로, 담화총사가 임의로 지은 詩 이다.”

 

 

연재 4편에서는 세계로의 도약-한국 스님 최초의 미국행과 해외 포교를 다룬다. 이제 붕새는 동방의 산사를 넘어, 대양彼岸을 향해 힘찬 날개를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