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운법사의 “길은 달라도, 도달지는 하나다”

  • 등록 2025.07.21 0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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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화경』 개삼현일의 가르침 속에서 나를 돌아보며

- 세상을 관조하며 스스로 깨닫는 ‘연각의 길’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글 / 청운법사 | “이 길이 맞는 걸까?” “나는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걸까?” 누구나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묻는다. 특히 수행과 믿음의 길을 걷는 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우리에게 큰 위안을 주는 말씀이 있으니, 바로 『법화경法華經』의 핵심 사상인 “개삼현일開三顯一”이다. 이는 곧 세 가지 길을 열어 하나의 진실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근기와 성향이 제각기 다름을 알고, 그에 따라 성문승聲聞乘, 연각승緣覺乘, 보살승菩薩乘이라는 세 가지 수행의 길을 제시하셨다. 그러나 그 모든 길의 궁극은 단 하나, 불승佛乘이었다. 목적지는 같되, 각자의 길이 다를 뿐이라는 이 가르침은 오늘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성문은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성聲)’ 수행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이들이다. 오늘날로 말하면 명상을 통해 심리적 고통을 다스리려 하거나, 계율을 지키며 평온한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길은 자기 구원의 길이다. 때론 ‘이기적’이라는 오해도 받지만, 그 또한 수행의 문을 통과하는 하나의 과정임을 『법화경』은 인정하고 품어낸다.

 

연각은 부처 없이도 자연과 인생의 무상함을 통찰해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이들이다. 사색과 철학을 통해 진리를 탐구하는 현대의 사유자, 또는 묵묵히 자신의 삶을 정돈해 나가는 수행자들이 이 길에 속할 것이다.

 

 

이들은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게 진리를 향해 걸어간다. 스승 없이도 길을 잃지 않는 자립적 지혜의 전형이다.

 

보살은 자비의 화신이다. 자기의 깨달음을 중생과 나누며, 세상의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참된 지도자, 사회의 그늘에서 봉사하는 이들, 중생을 향해 향을 피우는 스님들 또한 이 길을 걷고 있다.
보살의 길은 가장 험하지만, 가장 숭고한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법화경』은 말한다. 성문도, 연각도 끝내는 이 보살행으로 향하게 되리라고. 우리는 이미 삶의 자리에서 부처의 길은 이미 시작되었다

 

『법화경』은 세 종류의 수행자, 세 갈래의 삶을 나누지만 결국 말한다. “모두가 부처로 향하는 방편일 뿐, 진실은 하나의 불승이니라.” 이 얼마나 다정한 가르침인가. 삶의 모양이 달라도, 수행의 동기가 달라도, 그 끝은 모두 부처로 향한다는 진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가르침이다.

 

지금 우리가 걷는 이 길, 설령 고독하고 느려 보이더라도 부처님은 이미 그 길 위에서 함께 걷고 계신다. 그 길의 이름은 바로 “일불승一佛乘”, 그리고 우리 삶 자체가 곧 그 도량道場이다.

이정하 기자 haya900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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