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스님의 “나는 너로 인해 존재하고, 너는 나로 인해 존재한다.”

  • 등록 2025.07.21 07:4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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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도 없다.

- 자아도, 사물도, 고통도, 구원도 모두 상호 연관 속에서만 존재한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는 짧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됩니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이것이 사라지면 저것도 사라진다.” 차유고피유,차무고피무此有故彼有, 此無故彼無 이것이 바로 연기緣起의 가르침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진리가 바로 “상호연기相互緣起”입니다.

 

 

연기는 인연의 그물이다, 세상 모든 존재는 스스로 존재하는 것이 없습니다. 한 송이 꽃조차도 그 꽃 하나만으로 피어나는 법이 없습니다. 햇빛과 바람, 흙과 비, 벌과 나비, 농부의 손길과 시간의 인내, 모든 것이 어우러져야 비로소 한 송이 꽃이 피어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나”라는 것이 독립적 존재라고 착각하지만, 내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심지어 생각하는 언어조차도 수많은 인연의 산물입니다. 이처럼 모든 존재는 서로를 조건 짓고, 서로를 떠받들며 살아갑니다.

 

상호연기란, 함께 살아가는 존재의 방식이다. 어떤 사람이 말합니다. “나는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으니, 그저 내 마음대로 살겠다.” 하지만 이것은 연기의 눈으로 보면 무지의 말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뱉는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누군가의 삶에 파문이 됩니다. 내가 지은 작은 악업惡業은 곧 내 이웃의 괴로움으로 되돌아오고, 내가 실천한 작은 선업善業은 누군가의 희망이 됩니다.

 

 

즉, 상호연기란, 나와 너, 이 사회와 자연, 인간과 생명, 모든 존재가 서로의 거울이요, 조건이라는 자각입니다. 자비는 상호연기의 꽃이다. 부처님께서는 연기의 법을 깨달으신 뒤 자비심을 일으키셨습니다. 왜입니까? 내가 고통받을 때 너도 고통받고, 네가 눈물 흘릴 때 내 마음도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상호연기의 진리를 아는 이는 결코 타인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무연대비無緣大悲란 아무 조건 없이 자비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너는 나의 연기적 존재’임을 알기에 내가 너를 돌보는 것이 곧 나를 지키는 일임을 아는 자비입니다.

 

 

연기의 삶, 공존의 길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상호연기의 가르침이 절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연을 파괴하면, 그 피해는 인간에게 돌아오고 한 사회의 분열은 모든 사람의 불안으로 되돌아옵니다.

 

모든 존재는 그물처럼 얽혀 있으며, 그물의 한 코를 놓치면 전체가 흔들립니다. 그러니 대중이여, 서로를 지지하고 존중하며, 타인의 고통을 나의 고통처럼 여기며 살아가십시오. 그것이 상호연기의 진리를 실천하는 삶입니다.

 

“나는 너로 인해 존재하고, 너는 나로 인해 존재하나니, 우리가 함께 깨어 있을 때 이 세상은 진정한 평화에 닿게 된다.”

 

나무 본사 석가모니불.

나무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이정하 기자 haya900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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