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스님의 "자비심은 칼이고 불이다."

  • 등록 2025.07.18 09: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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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계실 때, 비구들에게 자비심慈悲心에 대해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여기 예리한 칼 한 자루가 있다고 하자. 그런데 지나가던 한 사람이 그 칼을 보고 ‘나는 이 칼을 활처럼 휘게 할 수 있다’고 하며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였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러자 한 비구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날카로운 칼을 구부린다거나 휘게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억지로 그렇게 하려 한다면, 결국 자신이 그 칼에 상처를 입고 말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말을 들으시고 다시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그대들이 자비심을 익히고, 반복하여 수습하며, 몸과 마음에 스며들게 한다면, 설령 누군가가 칼을 엿가락처럼 구부리려 해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그대는 자비심 속에 머물게 될 것이며, 더 이상 어떤 것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귀신이 나타난다 하여도, 마음이 흐트러지거나 동요하지 않으리라. 그때의 마음은 오직 너 자신만이 움직일 수 있는, 흔들림 없는 네 마음이 될 것이다.”

 

우리는 자비심의 부드럽고 따뜻한 정서를 알고 있다. 그 자비심은 개인을 넘어서 가정으로, 사회로, 국가와 세계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비심을 베풀고자 할 때마다, 그 마음속에 이기심과 탐욕, 당파심이 스며들게 되면, 자비심은 흐려지고 만다. ‘나’와 ‘우리 가족’, ‘내 편’만을 위하려는 마음이 앞선다면, 그것은 참된 자비심이 아니다.

 

그러므로 자비심을 가로막는 이러한 장애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칼보다 더 예리한 지혜와 불보다 더 강한 빛과 열기로 마음속의 탐심과 분별심을 태워 없애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자비심이 우러나올 수 있다.

 

자비심은 곧 날카로운 칼이며, 이 세상의 어둠을 태우는 불꽃인 것이다.

이정하 기자 haya900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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