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화의 저서...욕망은 횃불 같다. 중에서...

  • 등록 2025.05.25 18: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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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힘은 지혜보다 약하다

법왕청신문 이정하 기자 |  세존께서 비사리국의 정사精舍에 머무시던 어느 날의 일이다. 당시 구시나라 성에는 무려 3만 명에 이르는 장사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의 힘을 자랑삼아 교만하고 난폭한 행동을 일삼았다.

 

 

이 소식을 들은 세존께서는 그들을 교화하시고자, 먼저 목련존자에게 이 임무를 맡기셨다. 목련존자는 세존의 뜻을 받들어 무려 5년 동안 온갖 방법을 동원해 그들을 타일렀지만, 단 한 사람도 바른 길로 이끌지 못했다.

 

그리하여 세존께서는 이번에는 아난존자에게 명하셨다. “내가 열반에 드는 날이 이제 석 달 남았다.”는 소식을 세상에 널리 알리게 하신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장사들은 세존께서 곧 열반에 드시며, 이 구시나라 성에 직접 오신다는 말에 감동을 받아 이렇게 의논하였다. “지금껏 우리 힘만 믿고 살아왔지만, 세존께서 오신다 하니 그분의 길이라도 정성껏 닦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힘을 뽐내던 장사들이 앞장서서 길을 닦기 시작했고,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세 달이 지났다. 세존께서는 예정대로 여러 제자들을 거느리고 비사리국을 떠나 구시나라 성을 향해 마지막 전도의 길에 오르셨다. 가는 도중, 길을 고치느라 땀을 흘리고 있는 장사들을 보시고 세존께서는 무슨 생각이 드셨는지, 초라한 수도자의 모습으로 변해 그들에게 다가가셨다.

 

“동자들아, 무엇을 하고 있느냐?”
세존의 물음에 장사들은 깜짝 놀랐다. 자신들을 ‘동자’라 부르는 데 격분하여, 눈을 부릅뜨고 수도자를 향해 다가들었다.

 

“뭐라고? 우리를 동자라 부르다니?”
“그래, 힘만 믿는 자들은 아직 동자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좋다, 그렇다면 네가 얼마나 힘이 센지 시험해 보자. 저 바위를 한번 옮겨 봐라.”

 

그러자 수도자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오른발 두 발가락으로 그 큰 바위를 수월하게 뽑아냈다. 장사들은 그 모습에 기가 질려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체면을 유지하고자 장사들 중 하나가 말했다. “그렇게 뽑기만 하면 뭐하오? 사람이 오가는 길목인데, 한쪽으로 치워놔야 하지 않겠소?”

 

 

수도자가 묻는다.
“그런데 너희는 왜 이 길을 닦고 있는 것이냐?”
“세존께서 이 길로 오신다 하여, 미리 길을 닦고 있는 중이오.”

 

그러자 수도자는 “그래, 그렇다면 이 바위를 치워주지” 하고, 손을 뻗어 바위를 집어 들더니 조약돌 던지듯 가볍게 공중으로 던져버렸다. 바위는 순식간에 하늘 높이 솟구쳐 어디론가 사라졌고, 장사들은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다.

 

“동자들아, 두려워 말라. 달아나지 말아라.”
세존의 말에 장사들은 당황한 얼굴로 무릎을 꿇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용서해 주십시오. 몰라 뵈었습니다.”

 

그때, 공중에 사라졌던 바위가 다시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 모두가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수도자는 환하게 웃으며 오른손을 뻗어 가볍게 그 바위를 받아냈다. 장사들은 이제 더 이상 오만하지 않았다. 그들의 태도는 공손해졌고, 조롱은 존경으로 바뀌었다.

 

한 장사가 물었다.
“이 바위는 영원한 것입니까? 아니면 사라지는 것입니까?”

 

그러자 수도자는 말없이 그 바위를 입김 한 번으로 불었고, 그 순간 바위는 산산이 부서져 먼지처럼 흩어졌다.
장사들은 멍하니 서 있다가 중얼거렸다.

 

“바위도 영원한 것이 아니구나.”

 

그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교만함을 반성하며 깨달았다. ‘재력이나 체력은 결국 의지할 바가 못 되며, 참된 힘은 지혜에 있다.’ 그들은 깊이 회개하고, 진정한 수행의 길을 따르기로 다짐하였다.

이정하 기자 haya9004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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